수도서원50주년 금경축 감사미사 강론
- 이관홍(바오로) 신부님 -
금경축 맞으시는 수녀님들 먼저 축하드립니다!
50년 전 수녀님들께서 수도서원을하신 그 때를 생각해봅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수녀님들께서 수도서원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니,
금경축을 맞으시는 수녀님들이 한없이 존경스럽습니다.
여담이지만, 50여년 전
저의 아버지께서 중, 고등 학교를 대구에서 다니셨는데,
하숙집이 여기 수녀원 근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매일 수녀원 앞을 오가며 학교를 다니셨고,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이 오면,
수녀원에서 운영했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시골에서 유학 온 가난한 고등학생이 몸이 아프면,
때로는 무료로,때로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있었던 곳은
여기 수녀원 밖에 없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아버지 대신 수녀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아버지께서 고등학생 때, 여기 계신 수녀님들께서는
여기 수녀원에서 수도 서원을 하시고 수도생활을 하고 계셨다는 것을생각하니,
오십년의 시간이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반세기 동안 세상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그 변화를 수녀님들께서는 더 많이 , 더 깊이 체험하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세상이 그토록 많이 변해도
복음 삼덕을 따르는 수녀님의 수도생활은 한결같으셨습니다.
그리고 수녀님들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수도회를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이웃들을 사랑하는 마음 역시도 한곁같으셨습니다.
이 한결같은 마음이 없으셨다면, 오늘 이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회상과 감사의 자리 입니다.
첫 부르심에 대한 회상, 수도자로서 복음 삼덕의 걸어온 길에 대한 회상,
그리고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의 섭리 안에서
수도 공동체로부터 받은 사랑을 회상해보면
자연스럽게 지나온 시간들이 모두 은혜로웠다고,
또 은총이었다고 감사 드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수녀님들의 금경축을 축하해드리기 위해 여기 모인 우리 모두도,
수도 공동체와 교회, 그리고 세상을 위한
50년 동안의 수녀님들의 헌신과 노고를 회상하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또 수녀님들께도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혼인잔치를 들어가기 위해서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처녀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언제 올지모르는 신랑을
간절한 마음으로기다리며미리 기름을 준비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신랑이 오자 어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이 없어 혼인잔치에 들어가지못하지만,
슬기로운 처녀들은 준비해두었던 기름으로 불을 밝히고, 기뻐하며 혼인잔치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당연히 슬기로운 처녀들의 모습을 본받아야 합니다.
금경축을 맞이하신 수녀님들은
50년의수도생활 동안 성실히 기름을 모아두신 분들입니다.
아마도 그릇이 차고 넘치리리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기름은 자신만이 준비할 수 있는 것이기에
수녀님들께서 기름을 나누어 주실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기름을 모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실 수 있고,
미리 준비하는 본보기가 되어 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이됩니다.
다시 한번 수녀님들의 수도서원 50주년 금경축을 축하드리며
늘 건강하시고,
이 세상에, 수도공동체에,그리고 우리 교회에
깨어준비하는 삶의 모범이 되어주시고
존재 자체로도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보여주는
표지가 되어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아멘.